이미지 정보: Photo by Andriyko Podilnyk / Unsplash 반쪽만 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슬픔에 무뎌진 왼눈이 세상을 곧게 향하고 눈물에 중독된 오른눈이 세상을 굴절시키고 망가진 눈물샘이 하늘을 거부하며 울어대고 망막에 맺혀 울먹이는 상마다 눈감아 흘려보냅니다.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금이 간 각막의 틈새를 벌리고 들어...
이미지 정보: @vierno85 우리 이대로 도망치자. 단둘이 손잡고 워터볼에 빠져 잠수하는 거야. 두 사람은 아름다울 필요도 없어. 덧없이 반짝거릴 의무는 글리터의 몫이니까. 우리 한없이 추해지자. 시선만 의식하게 만들 껍데기도 내던지고 전라로 뒤엉켜 유영하는 거야. 두 사람은 억누를 필요도 없어. 은밀한 교성을 쏟아내 합주하며 물보라나 일으키면 되니까....
이미지 정보: @Dr_HyeriaNoir 퍼즐조각이 넘쳐나는 쓰레기장에 틀어박혀 지내던 나날. 어울릴 법한 조각끼리 맞대고 아니면 다른 조각이랑 다시 붙이고. 운좋게 그럴싸한 그림이 나올 때마다 드물게 받은 호평을 오래도록 핥아 먹었지. 가볍고 무거운 칭찬에 취할수록 식도염이 도지는 주제에 겁도 없이. 역류하는 신물을 잉크 삼아서라도 365일 어딘가 나를 ...
이미지 정보: Photo by BBC Creative / Unsplash 나의 전신을 구석구석 이루는 잔가지 같은 혈관 한 가닥 뽑아 고된 시간을 굽이굽이 건너는 그대 양초에 불을 놓아주리라 나의 심장부터 울컥울컥 약동하는 아픈 의지와 꿈을 담은 성화(盛火) 뻗어가는 열기가 적당히 따스하니 당신의 한기도 가만 보듬을 수 있기를 이리 와서 불빛 한 꼬집 안고...
이미지 제공:각설탕님(@sugar_obj)께서 그려주신 선물입니다! 작은 밤의 노래를 아는 사람이 있어. 사랑에 빠진 이들은 밤이면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리지. 그렇게 가슴속 재워둔 별가루를 띄운대. 저마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간직한 채. 속닥속닥 밤을 지나는 별무리 사이에 나의 파편도 조심히 띄우자. 첨벙 은하수로 뛰어드는 소리가 아주 잠깐. 세계의 비밀...
이미지 정보: @Dr_HyeriaNoir 사람의 숨결이 묻은 곳에는 위선과 가식도 덕지덕지 붙어 있어. 이미 그런 건 호흡하는 일만큼 당연한 세상이야. 어딘가에서 그런 말도 나왔지. 포장과 꾸미기는 예의가 되고 거짓말쟁이를 긍정하는 세상이라나. 예의랍시고 꾸며낸 윤리가 원조 행세나 하면서 진짜 윤리를 죽였어. 장례식에서 조문객은 하나같이 가식을 두르고, 죽...
이미지 정보: Photo by Behzad Ghaffarian / Unsplash 무수한 별들을 가린 네온사인이 도시를 점령했어. 그런 밤거리에서 가로수 하나가 흐린 하늘을 떠받친 채 떨고 있었지. 쓸쓸히 벌서던 가로수는 한탄했대. 힘껏 들어 올린 밤하늘의 별만큼 행인들의 근심도 날로 늘어났거든. 늘어뜨린 그늘 아래 낭만은 차츰 줄어갔어. 그늘에 안겨 사랑...
이미지 정보: Photo by Yuiizaa September / Unsplash 1. 밤하늘에 불꽃이 만개하는 순간 꽃들은 흩어지고 다시 어둠이 내려앉아요 불꽃의 소나기는 땅에 닿기도 전에 짙은 어둠에 빛깔을 빨아 먹히고 말죠 우리도 그런가 봐요 불씨는 작아지더니 꺼졌고 발밑에는 잿가루 밖에 남지 않았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순간의 불꽃이 남겨둔 검은 재마저...
이미지 정보: Photo by Adam Borkowski / Unsplash 추적추적 비는 내리는데 떨어질 낙엽은 없고 애꿎은 의지만 녹아 흐르니. 수 년 전 다져온 연필심도 힘없이 바스라집니다.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멀리멀리 흐려져 가는 유년의 빛깔을 지우며 허망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겠죠. 남겨온 발자국이 하나둘 옅어지는 모습을 돌아봅니다. 우...
이미지 정보: Photo by Tony Rojas / Unsplash 파괴하고 박살내고 무너뜨리고 싶어. 난데없이 울컥한 충동에 손톱을 세워 손바닥만 찍어댈 뿐이지. 주변에는 손대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해. 나를 부수는 걸로 충분하잖아. 타인이 입은 피해 때문에 유죄가 되는 것들도, 자신에게 스스로 행한다면 문제없어. 나만이 아는 유죄는 사실상 멋진 무죄라...
당신이 갑자기 떠나버리면서 미처 압축하지 못했던 나의 미련을 봐요. 무의미한 기약의 자리마다 저녁이면 싹이 트고 말아서. 밤마다 서글픈 빛깔로 열리는 열매를 하나하나 따서 모아두고. 새벽마다 수수하게 피어난 꽃을 따다가. 있지도 않은 그대 영정 앞에 바칠 뿐이죠. 검은 커튼에 묻었던 새벽녘 바람을 훔치고, 눈물로 얼룩진 뺨에다 붙이고, 서늘했던 의수의 감각...
추락하는 모습이 가장 깨끗한 당신이었어. 용기낸 욕심으로 손뻗으면 손끝에 닿자마자 사라질 사랑. 어디라도 좋아. 무사히 착지해서 짧은 반짝임을 조금만 더 하얗게 유지해주길. 손바닥으로 아쉬운 소망 하나를 쥐고 있을 뿐. 아무도 몰래 주먹에 가둔 온기가 유독 뜨거울 뿐. 아무도 몰래 수다쟁이를 가둔 압축의 마법이 꽁꽁 굳어서. 울음도 새어나오지 않게 막아버리...
어둠을 헤매는 자에게 글로써 작은 빛줄기라도 비추어 그들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고 싶다. 세간의 병든 운석이 나를 상처 입히려 해도 나만은 이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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