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둘러싼 세상이 당신이란 존재 하나로 완전히 달라지던 순간을 기억해. 악의 없는 생기를 부여받고 내 삶은 필요 이상으로 피어나기 시작했어. 해맑은 광채로 넘쳐나는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아. 눈부신 빛줄기마다 고개 숙이기 바쁘던 겁쟁이가 있어. 가슴속 서투르게 빚어낸 그릇으로 어떻게 당신을 전부 담을까. 벅찬 시간이 차오를수록 그릇은 금이 가고. 나만의 추...
새파랗게 맑은 하늘에 몇 가닥 선을 늘어뜨리고 흘러가는 구름. 닿을 리 없는 실구름에 손을 뻗어 간지럽히자. 힘껏 뻗어본 팔이 뻐근해도, 손끝에 걸친 바람 한 점을 만끽하며 웃을 수 있는 그런 오후야. 소리없이 무너지려던 것들을 일으킬 준비로 해질녘에 잠시 머물자. 방으로 한밤이 몰아치기 전에 늦은 오후라도 머금기 위해서. 건너편 아파트보다 드높게 비상하는...
이미지 정보: 직접 촬영했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어요. 어디에 있는 바다든지, 지금 제게는 분명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로 보일 테니까요. (바다가 아름답네요 -> 당신께 빠져 있습니다) -2015.5.7. 저는 그래도 그 미지근한 가을이 좋습니다. 하늘이 높아서. -2015.7.28. 산 너머로 저물어가는 노을은 일기장처럼 옛 추억을 불러일으킨...
이미지 정보: 직접 촬영했습니다. 1. 중간 실습에서 우수 학생으로 선발된 날이었어요. 칠판 앞으로 저를 불러낸 선생님은 그러셨죠. 순간의 현명한 판단이 던전의 모두를 구했고 저는 구원의 여신과도 같았다고. 어딘가 묻혀 있다가 발견된 보석처럼 정말 빛났다고. 후끈 낯이 달아오르는 찬사에 저는 고개나 숙일 수밖에 없었어요. 여신이라니. 아난타족이 말하는 락슈...
이미지 정보: 직접 촬영했습니다. "당신께 빠질 수만 있다면 아무리 갉아먹혀도 좋아." 언제나 마음 속에서 웃어주는 당신과, 차차 파래지는 하늘을 창으로 내다보며, 우리는 함께라고 홀로 되뇌이는, 그런 혼잣말쟁이의 새벽이야. 당신은 언제나 그랬지. 밤을 몰고서 다가오더니 밝아오는 아침에 쫓겨나고. 잠깐이지만 내게 안겨준 별빛을 거두어가고. 나는 다시금 오붓...
이미지 정보 : Photo by Patrick Tomasso / Unsplash 1. 여린 분홍이 사뿐 내려온 오후였어. 살포시 앉은 새봄의 향기도 알지 못하고 울던 나. 떨리는 등을 토닥이며 말없이 있어주던 너. 머리에 닿는 손길이 있어 고개를 들자, 벚꽃잎을 손끝에 묻히고 웃던 네가 보였어. 눈물에 번진 너는 벚나무보다 희고 화사해서. 아팠지만 그때를 ...
이미지 정보: 직접 촬영한 파이널 판타지14 게임 플레이 스크린샷입니다. 아바타 의상 제공은 노아르님(@Dr_HyeriaNoir)께서 해주셨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면 내가 아는 바람이었어 낯선 항구에선 구면의 향기가 나고 만나버렸어 언젠가 떨쳐내지 못했던 둘이서 속삭이던 바람을 홀로 끌어안고 울어버렸어 우리가 예감처럼 맞았던 휭하고 스쳐가는 푸른 바람아 추억...
결국 사라질 텐데 어째서 쓰는가 묻는다면 답은 하나랍니다 어차피 사라질 것이기에 무너질 모래성이기에추한 어리광의 흔적은 묻어두는 편이 나아요 우울한 문장을 지워내고 말았어. 억지웃음을 채운 문장만 늘어놓을 뿐이지. 어둠은 빛에게 쫓겨날 수밖에 없잖아. 빛이 있어야 하는 곳에 어둠이 설 자리는 허락되지 않아. 그림자로 남겠다며 약속한 우리의 세상은 무력함을 ...
“병아리 지점토랑 고무찰흙, 눈알 스티커 얼마예요?” 미술 준비물을 사러 문방구에 왔다. 줄이 조금씩 짧아지더니 벌써 내 차례라니. 눈꼬리에 주름이 잡히도록 웃는 주인아저씨의 시선을 피했다. 아저씨는 벌써부터 나를 놀릴 생각으로 가득해 보였다. 하지만 누구 마음대로. 오늘은 나도 완벽한 계획이 있었다. 일단 침착하게 계산대에 가져온 물건들을 올렸다. 그리고...
"춤추는 꽃잎이 달밤 아래 어지러이 흩어져 가." 조각난 봄의 향연을 집어삼키던 하얀 보름달을 기억해. 얄궂은 달빛에 가려진 별들을 찾았어. 우리끼리 나눠 갖자며 약속한 별똥별을 잡고 싶었으니까. 혼자만 기억하는 빛의 꼬리라도 쥐고서 그 온기를, 우리가 꿈꿨던 온기를 오래오래 알고 싶었으니까. 이슬이 맺히는 둥글게 비밀스러운 순간까지 기다려. 새벽이 비켜나...
이미지 정보: 애니메이션 <난바카> 언젠가 흩어져내린 별무리가 지금도 가물거려서 머리맡 옆에다 두고 잠들었던 차가운 달조각 하나 베어문 보름달이 가볍게 떠올라 그림자를 다듬는 시간 아무도 알지 못할 밤마다 파묻혀 적어내린 몇 백 글자 문득 피어난 마음에 지나온 나날을 탓해 빈자리에 노크하는 걸음뿐 닦지 않고 내버려둔 손날의 잉크가 말해 무뎌지는 ...
어둠을 헤매는 자에게 글로써 작은 빛줄기라도 비추어 그들이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고 싶다. 세간의 병든 운석이 나를 상처 입히려 해도 나만은 이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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